
솔직히 저는 웨딩밴드를 고를 때 브랜드만 보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백화점을 돌아다니며 실물을 껴보니, 눈으로 봤을 때 예쁜 반지와 실제로 손에 끼고 생활했을 때 편한 반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프로포즈반지로 티파니앤코 다이아반지를 받았지만, 평소에는 웨딩밴드인 밀그레인을 훨씬 자주 끼고 있습니다. 다이아반지는 아무래도 일상에서 부담스럽더군요.
백화점 명품 브랜드 투어 전략
웨딩밴드를 백화점에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면, 투어 전략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무작정 방문했다가 대기 시간만 몇 시간 날리는 경우가 흔하거든요. 먼저 보고 싶은 브랜드를 리스트업한 뒤, 해당 브랜드가 가장 많이 입점한 백화점을 선택하는 게 기본입니다. 신세계 강남점, 잠실 롯데, 현대 무역센터점이 대표적이죠.
평일 방문이나 오픈런을 추천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주말에는 대기 번호표를 받고도 2~3시간씩 기다리는 경우가 부지기수거든요. 오픈런을 할 경우에는 까르띠에나 반클리프처럼 대기가 긴 브랜드부터 번호표를 받아두고, 샤넬이나 티파니처럼 상대적으로 대기가 짧은 매장부터 둘러보는 게 효율적입니다. 샤넬 주얼리 매장은 백 고객과 분리되어 있어서 웨이팅이 생각보다 길지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투어했을 때는 평일 오전에 방문했는데도 까르띠에는 1시간 정도 대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반면 부쉐론이나 쇼메는 비교적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브랜드마다 인기도 차이가 확실히 있더군요.
상품권과 카드로 할인받는 법
명품 브랜드 반지를 정가로 사는 건 솔직히 아깝습니다. 가장 대중적인 방법은 백화점 상품권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해서 결제하는 겁니다. 상품권 시세는 매일 변동되는데, 롯데백화점 상품권이 대체로 가장 저렴한 편입니다. 보통 3~5% 정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죠.
백화점 자체 카드 혜택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대백화점 카드나 신세계 제휴 카드가 대표적이지만, 명품 브랜드는 할인 제외 대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적립률이나 캐시백이 높은 카드를 선택하는 게 더 현실적입니다. 현대카드 핑크처럼 백화점 적립률이 높은 카드와 상품권 구매를 병행하면 할인율을 조금 더 높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웨딩 마일리지입니다. 현대, 롯데, 갤러리아 백화점은 웨딩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는데, 한 백화점을 정해서 혼수품 구매 금액을 누적하면 나중에 상품권으로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까르띠에, 부쉐론, 반클리프, 티파니 같은 일부 브랜드는 웨딩 마일리지가 적용되지 않으니 구매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나중에 알아서 좀 아쉬웠습니다.
명품 가격은 꾸준히 인상되기 때문에, 웨딩밴드는 최대한 빨리 구매하는 게 비용 절감에 유리합니다. 스튜디오 촬영 예물샷을 위해서라도 일찍 구매하는 게 좋습니다. 요즘처럼 금값이 많이 올랐을 때는 오히려 명품 브랜드가 더 합리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브랜드별 실착 후기
반지는 눈으로만 봐서는 절대 알 수 없습니다. 직접 껴봤을 때 느낌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티파니앤코 밀그레인은 심플하고 얇은 느낌이었고, 티 내로우 링은 볼드해서 남편 손에 잘 어울렸습니다. 결혼반지 느낌이 확실히 났죠. 샤넬 코코 크러쉬 링은 예뻤지만 패션 링 느낌이 강해서 웨딩밴드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쇼메는 리드 쇼메가 너무 얇아서 남자 손에는 아쉬웠고, 리앙은 남녀 모두에게 잘 어울렸습니다. 다이아가 박힌 디자인이 결혼반지 느낌을 살려줬습니다. 반클리프는 웨딩밴드로서 희소성이 있어서 끌렸는데, 뚜주르 시그니처 에또알은 사이즈 구비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1년 내 입고 여부도 불확실해서 결국 포기했습니다.
부쉐론은 콰트로 링이 화려했지만 남편 취향이 아니었고, 파셋은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굴곡 디테일이 좋았습니다. 클루 드 파리도 실물 착용 시 생각보다 매력적이었습니다. 까르띠에 러브링은 너무 흔해서 제외했고, 시드 까르띠에는 심플하고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면서 가격도 합리적이었습니다.
피아제 포제션 링은 심플하고 예뻤지만, 반지 중간 부분이 계속 돌아가는 특징 때문에 불편할 것 같아 고민됐습니다. 타사키는 우연히 방문했는데 깔끔하고 다양한 디자인이 인상 깊었습니다. 아크레도와 불가리는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최종 선택과 실사용 경험
최종적으로 저희는 부쉐론 파셋 링을 선택했습니다. 콰트로 링보다 덜 흔하고, 남편과 제가 모두 가장 잘 어울린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남편은 다이아 없는 심플한 모델을, 저는 예상치 못하게 솔리테어링으로 결정했습니다. 솔리테어링은 돌출된 디자인이라 일상생활에 불편할까 우려했지만, 셀러분이 사무직 여성에게는 큰 불편이 없을 거라고 설명해주셨고, 그 아름다움에 반해서 선택했습니다.
손가락이 얇아서 스페셜 오더로 주문했는데, 스페셜 오더는 사이즈 변경이나 리사이징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점이 불안했습니다. 다행히 잘 맞았고, 대기 기간도 6개월 예상이었지만 4개월 만에 수령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몇 달간 착용해보니, 웨딩밴드는 프로포즈반지보다 훨씬 자주 끼게 됩니다. 평소에도 부담 없이 낄 수 있는 디자인으로 선택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가드링은 굳이 브랜드가 아니어도 되니까 종로에서 맞추는 것도 방법입니다. 화려한 디자인이 중요하지 브랜드가 중요한 건 아니니까요.
꼭 명품 브랜드가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부부라면 종로나 청담에서 금으로 맞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다만 지금처럼 금값이 많이 올랐을 때는 오히려 브랜드가 더 합리적일 수도 있습니다. 부부가 충분히 상의해서 여러 방향으로 비교한 뒤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실착을 여러 번 해보고, 일상에서 편하게 낄 수 있을지 상상해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