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딩슈즈 하나 고르는데 백만원이 넘는 돈을 써야 하나, 아니면 대여 구두로 때울까. 결혼 준비하면서 정말 끝까지 고민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지미추나 디올 같은 명품 브랜드 구두를 카트에 담았다 빼기를 수십 번 반복했는데, 냉정하게 생각해보니 저는 평소 구두를 거의 신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드레스샵 대여 구두를 선택했지만, 버진로드를 걸을 때 나만의 특별한 슈즈를 신고 싶다는 로망이 있는 예비 신부분들을 위해 제가 찾아본 브랜드들을 정리해봅니다.
유명하지만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브랜드들
지미추의 '로미'는 웨딩슈즈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디자인입니다. 뾰족한 코에 민자 펌프스 형태라 무난해서 많은 신부들이 선택하는데, 솔직히 너무 흔하다는 게 단점입니다. 같은 브랜드라면 '러브' 디자인이 훨씬 세련되고 얄쌍한 느낌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마놀로 블라닉의 '한기시'는 그 유명세만큼이나 이미테이션도 많습니다.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해서 로망을 갖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 착용해본 분들 후기를 보면 착화감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예식 내내 서 있어야 하는 신부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단점이죠.
디올의 '자도르 슬링백'도 웨딩슈즈로 자주 언급되는 아이템입니다. 다만 화이트나 아이보리 톤으로 구매하면 예식 이후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평상시에도 신을 생각이라면 베이지나 블랙 같은 컬러를 고려하는 게 현명합니다.
화려함을 원한다면 지안비토 로씨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탐났던 브랜드가 바로 지안비토 로씨였습니다. 특히 '라니아' 디자인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장식이 발등을 화려하게 감싸고 있어서, 드레스 밑으로 살짝 보이기만 해도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웨딩뿐 아니라 갈라나 특별한 파티 같은 자리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디자인이라 가성비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습니다.
'몬테크리스토' 디자인은 더 독특합니다. 발등과 발목을 감싸는 크리스탈 장식이 포인트인데, 뾰족한 토 디자인이 발을 더 길어 보이게 만들어줍니다. 실제로 신어본 분들 말로는 생각보다 착화감이 괜찮다고 하더군요. 저도 매장에서 신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무게감은 있지만 발이 아프거나 불편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로씨의 가장 큰 장점은 고급스러우면서도 유니크하다는 점입니다. 지미추처럼 너무 흔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튀기만 한 디자인도 아닙니다. 웨딩 사진을 찍었을 때 디테일이 살아나는 슈즈를 원한다면 강력 추천합니다.
세상 가장 화려한 르네 까오빌라
크리스탈 장식을 좋아하는 신부라면 르네 까오빌라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발목과 발등을 감싸는 크리스탈 스트랩이 이 브랜드의 시그니처인데, 화려함의 끝판왕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제가 드레스 피팅할 때 옆 신부가 르네 까오빌라를 신고 있었는데, 정말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였습니다.
발등 전체가 크리스탈로 이루어진 슬링백 디자인도 유명합니다. 언뜻 보면 불편할 것 같지만 의외로 착화감이 좋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스트랩이 발을 잡아주는 구조라서 생각보다 안정적이라고 하더군요.
다만 르네 까오빌라는 가격대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그리고 디자인이 워낙 화려해서 평상시 활용도는 솔직히 낮습니다. 웨딩 당일 최고로 빛나고 싶고, 예산이 충분하다면 선택할 만한 브랜드입니다. 저는 예산 문제로 포기했지만,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슈즈입니다.
웨딩슈즈 선택할 때 꼭 체크할 것들
첫 번째, 발이 편해야 합니다. 이건 타협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예식 당일 최소 4~5시간은 신고 있어야 하는데, 발이 아프면 표정 관리도 안 되고 사진도 망칩니다. 제가 대여 구두를 선택한 이유도 결국 이것 때문이었습니다. 명품 브랜드라고 해서 다 편한 건 아니니까, 반드시 직접 신어보고 결정하세요.
두 번째, 드레스와의 조화를 고려해야 합니다. 구두만 따로 예쁘다고 구매했다가 정작 드레스와 안 어울리면 소용없습니다. 가능하면 드레스 피팅할 때 함께 신어보거나, 최소한 드레스 사진을 찍어가서 비교해보는 게 좋습니다.
세 번째, 활용도를 냉정하게 따져보세요. 화이트나 크리스탈 장식이 가득한 구두는 웨딩 이후 신을 일이 거의 없습니다. 저처럼 평소 구두를 잘 안 신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고민이 필요합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신혼여행을 업그레이드하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예식장에서 웨딩슈즈는 거의 안 보입니다. 드레스가 워낙 길고 화려해서 하객들 시선은 대부분 얼굴과 헤어, 부케 쪽으로 갑니다. 웨딩슈즈에 대한 로망이 크지 않다면 대여도 충분한 선택지입니다. 혹은 평소 발이 예민해서 특정 브랜드만 신을 수 있다면 맞춤 구두를 고려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그날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상태로 있는 것이니까요.